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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셀런버거: 환경 위기론을 넘어 현실적 해결책으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셀런버거: 환경 위기론을 넘어 현실적 해결책으로

 

 

마이클 셀런버거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현대 환경 운동의 허점과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그는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이루어지는 많은 운동이 실질적인 대안보다는 공포와 상징적 행동에만 의존한다고 지적한다. 이 글에서는 책의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우리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각 변화를 가져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환경 위기 과장론: 두려움의 기원과 미디어의 역할

"그렇게 종말론을 부르짖는 사람들을 보면 참아주기가 어려워요. 기후 변화를 세계 종말처럼 묘사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MIT 기후학자 캐리 이매뉴얼 p.38

 

책의 초반에는 많은 환경 문제에 대한 공포가 실제 상황보다 과장되어 있으며, 특히 미디어와 환경 단체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후 변화나 대기 오염 같은 문제들이 심각하긴 하지만, 일부 단체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러한 문제를 더 극적으로 포장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지구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식의 과도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 대중은 실제 위험보다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에너지 절약이나 대체 에너지 사용과 같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무력감을 심어줄 뿐이다.

 

경제 개발과 환경 보호의 공존: 환경 식민주의를 넘어서

저자는 열대우림 보호 문제를 예로 들어, 경제 개발과 환경 보호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마존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건 열대우림을 지키려면 경제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p.94

 

그러나 많은 환경 단체와 유럽 정부들은 이러한 경제 개발을 막고, 특히 가장 생산성이 높은 방식을 거부함으로써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셀런버거는 이를 ‘환경 식민주의’라고 부르며, 아래와 같이 지적한다.

부자 나라들은 아주 고상하고 그럴싸한 조약을 들이밀며 아마존 삼림 파괴를 막자고 웅변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자기네 나라에서는 모든 숲을 몽땅 파괴하지 않았던가. p.109

 

이러한 위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그들이 스스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 개발 없이는 진정한 자연 보호도 불가능하다는 그의 주장은 우리가 환경 보호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든다.

 

값싼 에너지와 산업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열쇠

마이클 셀런버거는 에너지 접근성이 환경 보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콩고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값싼 전기와 LPG를 공급하기 위해, 또 유럽연합과 미국 자선 사업가의 원조금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콩고는 치안과 평화 그리고 무엇보다 산업화를 이루어야 한다 p.188

 

많은 나라가 산업화를 통해 빈곤을 탈출하고,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강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자립과 인프라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환경 보호의 기반이 되며, 사회가 더 안정될수록 숲과 강을 보호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는 것이다.

 

원자력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의 현실

저자는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는데,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는 불안정한 공급이 단점이며, 이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신재생에너지가 존재하므로 원자력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화석연료 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해진다. p.341
에너지 밀도와 전력 밀도가 높을수록 연료가 환경에 미치는 부담은 줄어들고 낮을수록 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p.399

 

이러한 주장은 환경 보호를 위한 현실적 대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석탄이나 가스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하게 되는 모순을 비판하고 있다.

 

탈원전 운동과 환경 단체의 위선

책에서는 환경 단체들이 때로는 자신들이 비판하는 화석연료 업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폭로한다. 그는 "이런 위선적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탈원전 운동을 벌이는 환경 단체들은 대체 언제부터 석유와 가스 업계의 돈을 받아온 것일까?"(p.419)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는 환경 운동이 순수한 동기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위선은 대중이 환경 운동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고, 실질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한다.

 

환경을 바라보는 대중의 태도와 정치적 결정의 중요성

환경 보호에서 대중과 정치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더 나은 대안을 택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서 대중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정치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실로 중요한 문제다. p.262

 

대중은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선택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또한, 정치 지도자들은 상징적인 환경 정책보다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마무리하며: 두려움에서 희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환경 위기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이클 셀런버거는 경제 성장, 원자력 에너지, 빈곤 퇴치를 환경 보호의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며, 감정적이고 위선적인 환경 운동을 넘어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환경 보호란 단순한 상징적 행동이 아니라, 더 나은 삶과 미래를 만들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다. 이제 우리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바탕으로 환경 보호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