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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폐허가 된 세계에서 피어난 희망과 연대의 기록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폐허가 된 세계에서 피어난 희망과 연대의 기록

 
 

우리는 재앙 이후 어떤 미래를 살아가게 될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 산불, 폭염, 홍수, 그리고 대기 오염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넘어 이제는 ‘기후 재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돌이킬 수 없는 환경적 붕괴를 맞이한다면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리고 그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더스트폴(Dustfall)’이라는 환경 재앙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문명이 붕괴한 시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생명을 지켜낸 식물 ‘모스바나(Mosvana)’의 비밀을 탐구한다.
이 글에서는 《지구 끝의 온실의 핵심 내용과 작품 속 메시지를 분석하며, 우리가 이 소설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줄거리 요약: 더스트폴 이후,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1) 과거 – 더스트폴과 문명의 붕괴 (2058년)

21세기 후반, 지구는 ‘더스트폴(Dustfall)’이라는 거대한 재앙을 맞이한다.
대기의 먼지가 짙어지면서 사람들이 호흡곤란으로 목숨을 잃기 시작했고, 생태계는 급격히 붕괴했다.
 
이 시기의 핵심 변화:

  • 일부 사람들은 ‘돔 시티(Dome City)’를 건설해 먼지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 했다.
  • 돔 시티에 들어갈 수 없었던 사람들은 죽거나, 방랑자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떠돌았다.
  •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인류는 더스트에 내성을 가진 채 태어나기 시작했다.
  • 한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 덕분에 더스트가 점점 옅어졌고, 인류는 다시 숨을 쉬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보호받았고, 누군가는 외면당했다.

 

2) 현재(2129년) – 아영과 모스바나의 비밀

22세기, 더스트폴이 잦아든 후에도 완벽한 생태계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영은 더스트생태연구센터에서 근무하는 식물생태학자로, 환경을 연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폐허가 된 도시 ‘해월’에서 정체불명의 덩굴식물이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는다.
정부 관계자들은 아영에게 이 식물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아영은 직접 해월로 향한다.
 
이곳에서 아영이 발견한 것은?

  •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자라는 덩굴식물 ‘모스바나(Mosvana)’
  • 모스바나 밭에서 나타난 푸른 빛의 도깨비에 대한 소문
  • 어릴 적 보았던 바로 그 식물과의 기묘한 일치

아영은 이 식물을 처음 본 것이 아니다.
과거, 그녀는 이희수라는 노인의 정원에서 똑같은 덩굴식물을 본 적이 있다.

“이건… 내가 어릴 적 봤던 그 식물과 똑같아.”

 
이후 아영은 이희수와 모스바나, 그리고 더스트폴 이후 생존자들에 대한 단서를 찾아 나서게 된다.
 

3) 과거 – 나오미와 프림 빌리지 (2058년, 더스트폴 시기)

한편, 과거 더스트폴 시대에는 ‘나오미’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언니 ‘아마라’와 함께 돔 시티에 들어가지 못한 채 ‘도피처’를 찾아 떠도는 방랑자였다.
 
이들이 겪은 현실:

  • 나오미와 아마라는 내성인(더스트에 면역이 있는 인간)이었기 때문에 실험 대상이 되어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 이들을 사냥하는 ‘내성인 사냥꾼’까지 득실거리는 세상.
  •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그러던 중, 그들은 깊은 숲속에서 ‘프림 빌리지(Prim Village)’라는 공동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곳은 돔 시티와는 달리,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태 공동체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오미와 아마라는 ‘지수’와 ‘레이첼’이라는 인물과 만나게 된다.
 

4) 프림 빌리지의 비밀 – 레이첼과 모스바나

프림 빌리지에는 유리 온실이 있었고, 그 안에는 ‘레이첼’이라는 개조 인간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식물 연구에 몰두하며, 더스트를 정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레이첼이 연구한 것은?

  • 더스트를 정화할 수 있는 덩굴식물.
  • 바로 ‘모스바나(Mosvana)’라는 식물이었다.

지수와 레이첼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상을 구할 식물을 함께 만들어내기 위해 공존했다.
그러나 더스트폭풍과 침략자들의 공격으로 인해 프림 빌리지는 붕괴되고,
지수는 마지막으로 모스바나를 나눠주며 사람들에게 전한다.

“각자 살아남아, 이 식물을 세상 곳곳에 심어라.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이후, 모스바나는 여러 곳으로 퍼지게 되고, 결국 더스트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폐허가 된 세계에서 피어난 희망과 연대의 기록

 
 

《지구 끝의 온실》이 던지는 질문: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 소설은 단순한 포스트아포칼립스 SF가 아니다. 그 안에는 다양한 메시지와 철학적인 질문이 담겨 있다.

1) 환경 재앙 이후,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돔 시티처럼 소수를 위한 폐쇄적인 문명을 만들 것인가?
  • 프림 빌리지처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것인가?

2) 과학과 인간, 그리고 윤리

  • 레이첼처럼 기술과 인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 인간성이란 무엇일까?

3) 희망과 연대

  • 모스바나는 혼자서는 자랄 수 없지만, 함께 자랄 때 강해지는 식물이다.
  •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폐허 속에서도 희망은 자란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영은 프림 빌리지의 흔적이 남아 있을 법한 지역을 방문한다. 이곳은 이제 풀로 뒤덮였지만, 아영은 이곳에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과학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역사를 떠올린다.

《지구 끝의 온실》은 기후 재앙 이후에도 희망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연대, 돌봄, 그리고 공존 속에서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