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봉수골 ‘봄날의 책방’ 방문기
봄이 오면 마음이 먼저 들썩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만개한 어느 주말, 독서모임 친구들과 함께 통영 봉수골을 찾았다. 축제 기간이었던 만큼 거리 곳곳에는 벚꽃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 버스킹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봄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언뜻 보면 관광지의 전형적인 봄 풍경 같지만, 어쩐지 통영의 골목들은 늘 조금 특별하다. 오래된 주택 사이로 이어지는 봉수골 골목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하고, 그 속에서 뜻밖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찾은 곳은 ‘봄날의 책방’이다.
이름만큼이나 따뜻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이 책방은, 통영의 지역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운영하는 독립서점이다. 봉수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골목 안에 조심스럽게 놓인 간판 하나가 보이는데, 북적이는 거리와 대조적으로 책방 앞은 한결 고요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깥의 소란이 서서히 잦아들고, 잔잔한 온기가 방 안을 채운다.
‘봄날의 책방’은 어떤 곳인가?
봄날의 책방은 경남 통영시 봉수골 골목 안에 자리한 독립서점이다. 통영을 기반으로 한 지역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직접 운영하며, 출판물 외에도 지역 문화와 예술을 담아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려져 있다.
- 주소: 경남 통영시 봉수로 76
- 운영시간: 수~일 10:30 - 18:30 (월·화 휴무)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omnalbookshop?igsh=dmJ4eGtqa3BzeW5p
책방은 크지 않지만 고르고 정갈하게 배치된 책과 굿즈, 전시물들이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통영, 남해, 지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는 서점이다.
책을 읽는 공간이자, 지역을 담은 공간
봄날의 책방은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펴낸 도서를 중심으로, 지역 작가의 책과 예술가들의 작품, 통영과 남해를 이야기하는 사진과 굿즈들까지 함께 전시한다.
책장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각 권마다 정성스러운 손글씨 추천 문구가 놓여 있어 정감이 느껴진다. 전시 공간과 이어진 한쪽 벽에는 계절별로 바뀌는 포스터나 사진 작품도 걸려 있었는데, 책방 전체가 하나의 작은 전시관처럼 꾸며져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와 느린 리듬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움직였지만, 자연스럽게 각자 다른 책 앞에 머무르고, 눈길을 끄는 문장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공간. 서두르지 않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은 그런 시간들이었다.
책방에서 집으로 데려온 책 세 권
책방에서 우리는 각자 책 한두 권씩을 골랐다. 그날 내가 고른 책은 세 권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2024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인 한강 작가님의 소설. 역사의 슬픔을 오롯이 담아낸 소설이라 읽기를 주저하는 중이지만 곧 읽을 예정이다.
《츠바키 연애편지》 오가와 이토
《츠바키 문구점》 시리즈가 신간으로 나왔다. 앞선 두 권도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된다.
《기후여행자》 임영신
기후위기 시대, 여행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며 풀어낸 책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자들이라면 궁금해 할 내용이 많지 않을까?
방문 팁
- 책방은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으니,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가야 한다.
- 벚꽃축제 기간에는 봉수골 거리도 충분히 구경거리가 되니 책방 방문 전후로 산책도 추천!
- 주차는 주변 공영주차장 이용하기.
북적이는 봄날의 거리 속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봄날의 책방’은 아주 좋은 쉼표가 되어준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조용한 책방은, 그 어떤 명소보다 더 깊은 기억을 남겨주기도 한다.
통영에 간다면, '봄날의 책방'을 꼭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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