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날마다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알림 소리, 끝없는 소셜 미디어 피드, 쏟아지는 이메일 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산만함에 길들여졌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집중력 부족을 스스로의 의지나 노력 부족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요한 하리는 그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이를 강력히 반박하며, 개인이 아닌 사회적·구조적 문제가 우리의 집중력을 도둑맞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집중력 문제를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집중력 저하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 전반에 걸친 시스템적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시스템이 설계한 산만함 : 왜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가?
책의 초반에서 요한 하리는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단순히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대 사회가 인간의 집중력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몇 가지 구조적 문제로 나눈다.
먼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설계 방식이다. 현대의 디지털 환경은 철저히 우리의 주의를 끌기 위해 설계되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가 더 오랜 시간 앱을 사용하도록 만들고, 끝없는 스크롤과 알림으로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 요한 하리는 이를 책에서 강하게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왜 우리가 이 시스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를 ‘낚고’ ‘미치게’ 만들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 가득한 환경을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p.236
이 문장은 우리의 디지털 환경이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 건강과 집중력을 대가로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적 문제임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또한, 그는 과도한 업무량과 정보 과부하가 우리의 사고 능력을 파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p.52)라고 말하며, 현대 사회의 속도 지향적인 삶이 얼마나 많은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는지 고발한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과 주의, 그리고 깊은 사고가 필요하지만, 현대의 빠른 삶의 리듬 속에서 우리는 이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내재적 동기와 집중력의 관계
'도둑맞은 집중력'은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중요한 열쇠 중 하나로 '내재적 동기'를 제시한다. 요한 하리는 책에서 리처드와 에드의 연구를 인용하며, 외재적 동기가 아닌 내재적 동기가 집중력을 지속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동기가 외재적일 때(그래야만 해서, 또는 나중에 무언가를 얻으려고 그 행동을 할 때)보다 동기가 내재적일 때(자신에게 의미 있기 때문에 그 행동을 할 때) 더 잘 집중하고 지속할 수 있다. p.383
이 문장은 우리가 어떤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상'이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 자체에 의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금세 흥미를 잃겠지만, 글쓰기가 내 삶에 의미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내 일상의 루틴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얼마나 많은 일이 내재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외적인 압박 때문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의미 있다고 느끼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
요한 하리는 책의 후반부에서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안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이었던 방법은 디지털 디톡스이다. 그는 하루 중 일정 시간 동안 모든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는 것이 우리의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매일 저녁 10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끄고, 책을 읽거나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처음에는 이 습관이 익숙하지 않아 손이 자꾸 스마트폰으로 향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내 머릿속이 정리되고 하루를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주변 환경을 재구성하는 것이 집중력 회복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산만한 환경은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책상 위를 정리하고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은 단순히 현대인의 집중력 저하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처한 시스템적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집중력을 잃어버린 것이 단순히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 가능하다. 세상은 천천히 사고하고 파악해야 한다. p.131
이 문장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깊은 사고의 시간'의 가치를 상기시킨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스마트폰 알림을 끄고, 깊은 사색의 시간을 확보하며, 내재적 동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쌓일 때, 우리는 다시금 집중력을 되찾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은 단순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과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집중력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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