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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로 턴!: 저성장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성장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20세기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을 당연한 전제로 삼아왔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반드시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며, 더 많이 확장해야 한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없다. 자원 고갈, 환경 위기,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기존의 성장 중심 경제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이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정상(定常) 경제(Steady-State Economy)’다. 이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지만, 지속 가능한 균형을 유지하는 경제 체제를 의미한다. 정상 경제는 단순한 ‘불황’이나 ‘침체’가 아니라, 성장을 강박적으로 추구하지 않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이 책 《로컬로 턴! - 저성장 시대를 건너는 법》 에서 저..
작별 인사, 김영하: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는 어디까지 인간인가?소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작품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고, 어떤 작품은 미래 사회를 예측한다.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흥미로운 소설이다.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p.69 이 질문은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다. 팔과 다리를 잃고 인공 기계로 대체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일까? 심장과 폐를 기계로 교체한 사람을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우리의 의식과 기억이 기계에 이식된다면 우리는 여전히 '나'라고 할 수 있을까?이 소설은 단순한 SF적 상상을 넘어서, 우리가 인간이라고 믿어온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한다.  《작별 인사》의 줄거리와 주요 테마 분석1. 줄거리 ..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폐허가 된 세계에서 피어난 희망과 연대의 기록 우리는 재앙 이후 어떤 미래를 살아가게 될까?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 산불, 폭염, 홍수, 그리고 대기 오염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넘어 이제는 ‘기후 재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돌이킬 수 없는 환경적 붕괴를 맞이한다면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리고 그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이 소설은 ‘더스트폴(Dustfall)’이라는 환경 재앙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문명이 붕괴한 시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생명을 지켜낸 식물 ‘모스바나(Mosvana)’의 비밀을 탐구한다.이 글에서는 《지구 끝..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기억과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적 탐구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장 독창적인 작품무라카미 하루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본 현대 문학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몽환적인 분위기,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향취, 미스터리와 철학이 결합된 독특한 서사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하루키의 소설 중에서도 특히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이 소설은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논리와 감성이 교차하는 이중 구조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기억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야기는 두 개의 세계—‘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의 끝’—가 교차하면서 전개되며, 독자는 점차 이 세계들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보통 하루키의 소설이 감성적인 요소가 강한 반면, 이 작품은 SF적인 설정과 철학적 질문이 강조된다. 인간의 기억과 무의..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자연 속에서 찾은 삶의 본질 왜 우리는 단순한 삶을 꿈꾸는가?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게 되었을까?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면 급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끊임없는 업무와 광고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소비하라고 강요받는다. 마치 속도를 늦추는 순간 도태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우리를 휘감는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살아야만 행복할까?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월든(Walden)》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대답을 자연 속에서 찾는다. 그는 도시 문명을 떠나 월든 호숫가의 작은 오두막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이 책에 담았다. 1854년에 출간된 이 책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며, 단순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철학적 영감을 제공한다.이 글에서는 월든..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사람과 책이 연결되는 공간에서 찾은 작은 위로 바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우리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황보름 작가의 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동네 작은 서점을 배경으로, 삶의 무게를 견디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입니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책을 통해 삶을 이해해나가는 장소를 그려낸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작은 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주인공 영주가 동네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주는 대형 서점의 화려한 시스템과는 거리가 먼, 손으로 직접 메모를 적고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방식으로 서점을 꾸려갑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
마들렌 치게, 숲은 고요하지 않다 : 자연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다 우리는 종종 숲을 고요하고 평온한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들렌 치게의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이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이 책은 숲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생명체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살아 숨 쉬는 동적인 생태계라는 점을 깊이 탐구합니다. 나무와 나무, 동물과 미생물, 그리고 인간과 자연 간의 연결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내며, 저자는 독자들에게 생명의 질서와 소통, 그리고 자연이 지닌 본질적인 지혜를 일깨웁니다.  숲은 정말로 고요한가?치게는 숲이 단순히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생명의 소리가 가득한 역동적인 공간임을 강조합니다. 숲 속의 나무들은 뿌리와 곰팡이를 통해 소통하고, 새들은 특정한 리듬과 소리로 의사소통하며, 동물들은 냄새와 행동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립니다. 이러한 상호작..
살아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자연과의 공존, 그리고 생명의 이야기 니나 버튼의 '살아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는 단순히 자연에 관한 책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자연과 생명을 향한 깊은 경외와 성찰, 그리고 인간과 생명체 간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독자들에게 지구와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니나 버튼은 생물학적 통찰과 문학적 서술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잊고 있었던 "생명의 감각"을 일깨웁니다. 자연과 공존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넘어, 자연에 순응하고 그 흐름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책은 이러한 철학을 중심으로, 우리가 생명의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특히, 무위자연(無爲自然), 즉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삶의 ..